K푸드, 힘을 얻다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K팝 열풍에 힘을 얻어 K푸드도 가세한 것이다. 지난 6월 풀무원은 미국 월마트 3900개 매장, 플로리다를 기반으로 한 슈퍼마켓 체인인 퍼블릭스의 1100개 매장에서 김치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푸드 매거진 <리얼 푸드>에 따르면 CJ 제일제당 ‘비비고 김치’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의 건강 및 음식 전문지 <헬스>는 지난 2016년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 5가지로 일본의 콩, 인도의 렌틸, 그리스의 요거트, 그리고 스페인의 올리브 오일과 함께 한국의 김치를 선정했는데, 이후 김치 특유의 신맛과 효능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폭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채식과 에스닉 푸드에 관심이 높아진 것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매운맛 돌풍이 불고 있다는 점 역시 김치가 인기를 얻는 원인으로 꼽힌다.
만능 식재료, 만병통치약
우리나라에서 김치는 주로 밑반찬이지만, 일품요리를 주로 먹는 서양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김치를 활용한다. <가디언>은 지난 3월 ‘20가지 최고의 1인 요리’에 ‘김치를 곁들인 체더치즈 오믈릿’을, 영국 <올리브>에서는 6월 ‘채식 레시피’로 ‘표고버섯 김치 마요 버거’를 소개했다. 지난 2월 앙드레 쿠엥트로 르 코르동 블루 회장은 BBC와 진행한 ‘5가지 요리로 설명하는 내 인생’ 인터뷰에서 김치를 꼽으며 “한국인의 모든 식사에 들어가는 재료다. 김치는 한국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아마 지구 상에서 가장 건강한 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뭄바이를 기반으로 한 음식 전문지 <오가닉 팩트>는 ‘김치의 놀라운 10가지 효능’이라는 기사에서 김치가 소화를 돕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아토피와 체중 감소, 면역력 강화, 암 예방과 노화 방지에도 좋다고 소개했다.
그들 각자의 김치
온라인이나 해외 현지 마트를 통해 유통되는 김치 제품은 각양각색으로 현지화된다. 코스모스 푸드는 미국 전역 코스트코에 납품하는 김치 브랜드로, 미국 김치 시장의 20~25%를 차지한다. 연간 매출액 600만 달러의 비결은 마늘을 줄이고 젓갈 대신 피시 소스를 이용해 외국인이 거부감을 느끼는 냄새를 최소화한 것이다. 또 평소 나트륨 섭취가 높은 미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해 제품 1회 섭취량인 30~58g당 나트륨 함량을 300mg 이하로 유지한다. 또 다른 김치 브랜드인 마더린러의 경우 비건용 배추김치를 내놓았는데,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생배추를 발효해 만든다. 와일드브린은 젓갈을 빼고 프레스노 고추를 첨가한 태국식 김치 ‘스파이시 김치 스리라차’를 내놓았다. 이 밖에도 사워 크라우트와 접목한 김치, 청경채나 샬롯으로 담근 김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