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맛과 향의 비밀을 밝히다

김치 발효 중·후기 유산균‘웨이셀라 코리엔시스’의 대사 경로 밝혀
같은 레시피로 김치 담가도 맛이 제각각인 이유 규명
세계김치연구소 이세희 박사팀과 중앙대 전체옥 교수팀 공동 연구 결과

세계김치연구소(소장 하재호)는 김치의 발효 중·후기 주요 유산균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발효 정도에 따라 김치 맛과 향이 변하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구명했다고 밝혔다.

세계김치연구소 이세희 박사팀은 중앙대학교 전체옥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김치의 발효 중·후기의 주요 유산균인 ‘웨이셀라 코리엔시스(Weissella koreensis)’가 김치 발효 과정에서 맛을 좌우하는 젖산, 초산과 같은 대사산물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는 식품미생물 분야 유명 국제 학술지인 ‘푸드 마이크로바이올로지(Food Microbiology)’ 최근호(2018년 4월)에 소개됐다.

김치를 담그는 데 필요한 배추ㆍ고추ㆍ마늘ㆍ젓갈 등 원료가 가진 수많은 유기물은 유산균을 통한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바로 이 대사산물이 김치의 맛과 향을 결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은 다양하기 때문에 같은 레시피로 김치를 만들어도 발효가 진행되면서 김치의 맛이 각각 달라지는 것이다.

김치의 발효 초기엔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란 유산균이 주류를 이뤄 톡 쏘는 신선한 맛과 향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이 유산균이 김치의 신선한 맛과 향을 담당하는 물질인 ‘만니톨’과 ‘아세토인’의 생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김치의 발효가 중ㆍ후기로 넘어가면 김치의 맛과 향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발효가 진행되면서 ‘웨이셀라 코리엔시스’란 유산균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유산균은 ‘만니톨’ 생성능력이 약하고, ‘아세토인’을 ‘2,3-부타네디올’로 전환시켜 김치의 신선한 맛과 향이 줄어들게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웨이셀라 코리엔시스’ 유산균의 유전자 중 에너지 대사 유전자가 김치발효의 초기보다 산도가 높아진 중ㆍ후기에 더욱 활성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즉, ‘웨이셀라 코리엔시스’ 유산균은 내산성(耐酸性)이 강해 산도가 높아진 발효 중·후기에 김치의 발효를 주도한다는 기존의 학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김치 발효 초기뿐만 아니라 중·후기까지 관여하는 김치유산균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김치 발효대사 경로를 과학적으로 밝힌데 큰 의의가 있다” 면서 “앞으로도 우리 연구소는 김치의 발효대사 경로 구명을 통해 김치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논문명 : Genomic and metatranomic analyses of Weissella koreensis reveal its metabolic and fermentative features during kimchi fermentation
– (교신저자) 세계김치연구소 이세희 박사, 중앙대학교 전체옥 교수

김치 맛과 향의 비밀을 밝히다

[첨부 1] 연구 결과 개요

김치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 대사산물은 김치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나 발효 대사에 관여하는 인자가 많고 대사 경로가 복잡해서 김치 발효 대사경로를 구명하는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김치 발효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대사 경로를 밝히기 위해 지난해 최초로 발효 초기의 주요 유산균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의 발효 특성 및 대사 경로를 구명한데 이어 이번에는 김치 발효 중 후기에 가장 많이 발견되는 유산균인 웨이셀라 코리엔시스(Weissella koreensis)의 유전자(범유전체, pan-genomic)*와 RNA 유전자(메타전사체, metatranscriptomic)** 분석을 수행하였다.
* pan-genomic(범유전체) : 계통학적으로 비슷한 그룹에 속해있는 미생물의 전체 유전자
** metatranscriptomic(메타전사체) :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생물이 발현한 모든 RNA 유전자

웨이셀라 코리엔시스 유산균의 발효 대사 경로 분석 결과 김치가 발효를 거치면서 신맛을 내는 젖산과 초산 톡쏘는 맛을 내는 이산화탄소 단맛을 내는 솔비톨 뿐만 아니라 티아민(비타민 B1), 엽산(비타민 B9)과 같은 무기질 등 다양한 대사산물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각각 대사산물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구명하였다.

발효 단계별로 유전자 발현량을 보면 김치 발효 초기에는 핵산대사 등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이 높게 나타났으며 발효 중 후기에는 탄수화물 아미노산 지방산 등을 이용한 에너지 대사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웨이셀라 코리엔시스가 내산성(耐酸性)이 강해 김치발효 단계 중에서도 산도가 높아지는 중 후기 단계에서 김치의 발효를 주도한다는 기존의 학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또한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김치유산균과 마찬가지로 웨이셀라 코리엔시스 김치유산균도 비타민(티아민, 엽산) 생성 유전자가 김치발효의 전 기간 동안 계속해서 발현하는 것을 확인하여 김치의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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