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적 발효식품인 김치는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김치를 담글 때 젓갈을 왜 사용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정영훈)이 김장철을 맞아 김치에 사용하는 젓갈의 소비촉진을 위해 ‘김치 발효과정 중 젓갈의 역할’을 밝혀냈다.
22일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김치에 젓갈을 넣는 이유는, 해산물을 원료로 해 한차례 숙성의 과정을 거친 젓갈은 김치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한편 유리아미노산의 조성 또한 활발하게 해줘 김치의 감칠맛을 향상시키고 아미노산의 함량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김치의 발효과정 중에 사용하는 찹쌀풀의 전분은 알파 아밀라제(α-Amylase)에 의해 가수분해 돼 포도당과 맥아당을 생산하고 시간이 지나면 젖산(젖산균)이 생산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알파 아밀라제의 활성도가 김치의 발효과정을 조절하게 되는데, 김치를 담그는 주재료들의 활성도를 측정한 결과, 멸치젓, 황석어젓, 무, 새우젓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김치를 담글 때 젓갈류를 사용하면 발효가 잘 일어나고 맛도 좋아지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는 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다만 젓갈이 김치 발효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가 빨리 익고 적게 넣으면 늦게 익어 젓갈의 첨가량을 잘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수산과학원이 제시한 적당량은 2∼4% 정도다.
또한 겨울철 내내 먹는 김장김치는 젓갈을 달여 첨가하게 되면 알파 아밀라제의 활성을 낮춰 발효를 지연시키면, 열처리에 의해 감칠맛을 증가시켜 오랫동안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게 된다고도 전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일부 김치제품에서는 젓갈을 사용하지 않아 맛이 깔끔하다고들 하지만 젓갈은 고혈압을 개선할 수 있는 기능성 펩타이드(Peptide)와 라이신(Lysine)과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들어 있어 적절한 사용은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수산과학원 정영훈 원장은 “조상으로부터 이어져온 전통비법을 연구한 결과, 맛이나 영양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것을 과학적으로 재확인했다”며 “이번 김장철에 젓갈을 많이 애용해 젓갈의 소비를 촉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