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궁금해 시간입니다.
요즘 계속해서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4계절 중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계절이 아마 여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네. 그렇죠. 여름에는 주의해야 할 것도 많잖아요.
그 중에서 음식보관 특히 신경 써야 됩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냉장고 없이도 여름을 잘 보낸다고 하거든요.
북한 주민들의 슬기로운 여름나기 두 주에 걸쳐서 알아보겠습니다.
네 오늘 도움 말씀 주실 두 분입니다.
조충희씨. 그리고 강미진씨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조충희씨는 북한에서 공무원을 하셨고 또 강미진씨는 여맹 위원장을 지내셨죠.
이 여맹 위원장. 우리로 치면 부녀회장 이런 건가요?
아마 그렇게 이해를 하면 더 쉬울 것 같아요.
여맹 위원장이라고 하게 되면 북한 여성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무조건 조선 민주 여성 동맹에 가입을 해야 되거든요.
노동당의 모든 정책 관철하고 지시 전달 받으면 그걸 수행하고 이런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올해는 코로나 19까지 겹쳐서 그냥 여름과는 좀 다를 것 같거든요.
특히나 식중독 같은 경우 우리도 이번에 안산 어린이집에서 단체 식중독 사고가 나서 난리였는데
북한도 여름철에는 식중독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식품 보관 안전 관리 이게 잘 돼 있고 시스템 잘 돼 있는데도 저런 사고가 나는가 하고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요. 북한은 여름철에 특히 식중독이 많은데 제가 살고 있던 평안도 지역 서해안 지역은
특히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 보관 관리 잘못 해서 고기를 잡아서 들어와서
바로 냉동 하든지 소금에 절이든지 해야 되는데 그게 조금 하루 이틀만 되면 바로 바로 변화하거든요.
저도 어렸을 때 꽃게 먹고 식중독 걸려서 저 아직도 꽃게 못 먹습니다.
그 다음에 샘물 강물 이런 것들이 오염이 많이 돼서 수인성질병들이 많거든요.
북한에도 그렇고 여름철에 식중독이나 관련 질병들이 많이 발생을 한다면
정부나 지역 단위 차원에서 대책이 있나요?
조충희씨는 농축산 공무원이셨으니까 이런 일에 직접 관여 하셨을 것 같기도 한데요.
공무원들로 자기 담당 인민반이 있거든요.
인민 반에 나가서 사람들 모여 놓고 강의를 하죠.
식중독이라는 게 뭔가. 어떻게 먹어야 되고 청소 어떻게 해야 되고.
앉아서 잘 듣진 않지만 졸면서 그래도 열심히 나가서 선전하고 그렇게 하는
강미진씨 그럼 여명위원장들한테 지침이 내려오진 않나요?
그런 거는 지침이라고 아니고 상식 자료로 내려오는데요.
그 상식 자료들을 보게 되면 시기별로 다 있겠지만 여름 같은 때 음식을 보관을 어떻게 해야 되고
실제 양은 얼마만큼이나 만들라는 그런 자세한 것도 나와 있어요.
우리나라에도 옛날에 식중독 관련 사고가 많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위생 관념이 높아지고 냉장고가 널리 퍼져서인지 요즘에는 줄어들긴 한 것 같아요.
맞습니다. 요즘에는 냉장고 있어도 김치 냉장고를 또 두곤 하잖아요.
근데 북한 주민들은 냉장고 쓰는지 전력 사정 안 좋다니까
냉장고가 있어도 무용지물 아닐까 하는 생각 들거든요.
그렇죠. 시장 조사를 제가 10년째 해 오고 있는데 냉장고 수량이 많아지거나
아니면 구매자가 증가 했거나 이런 게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이 됐더라고요.
냉장고가 있다 이러면 잘 사는 집으로 되는 거죠.
사용을 안 해도 부의 상징으로 떡하니 갖다 놓고 있는 집도 있거든요.
그게 일반적이지 않다는 거죠.
(냉장고) 찾기가 없는 집을 찾는 것보다 있는 집을 찾는 게 더 힘들다는 소리죠.
냉장고는 보통 하루 24시간 내내 켜두잖아요.
근데 북한에는 전력 사정이 안 좋은 편으로 알고 있는데 괜찮을까요?
일단은 한국처럼 음식을 많이 해서 다 함께 먹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은 그 때 먹을 걸 그 때에만 하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그러니까 냉장고를 사용할 때 코드를 꼽고 사용하는 집들이 있더라고요.
사용 할 때만 따로 코드를 꼽고 그렇게 되면 정말 우리는 평소에는 꺼 뒀다가 사용할 때만 켠다는 건가요?
어머나.. 쓸 때만 쓴다면 거의 아이스박스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요.
한국은 냉장고에 음식이 터질 정도잖아요.
북한은 사실 보관하는 음식이 그렇게 많지를 않아요.
저도 저기 와서 냉장고 살 때 북한식으로 작은 거 샀어요.
문 두 개짜리 작은 거 샀는데 지금 되게 많이 후회하거든요.
너무 꽉 차서 문 열 때 마다 뚤렁 뚤렁 떨어져서
과연 북한 주민들은 냉장고가 없는 분들이 더 많다는데 이런 분들은 여름을 어떻게 보낼까요?
저도 사실 군대 있을 때 겨울이 다가올 때 마다 김치 구덩이를 파느라고 애를 먹었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요.
그거랑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김치움이 되게 커요. 그래서 한 김치 독이 사이즈가 한 1미터 짜리가 몇 개 들어가야 되거든요
한 가정에 그러니까 2미터의 3미터 정도 하고 깊이 파고 위에 두꺼운 널판자로 지붕을 씌우거든요.
위에 씌우고 그 위에 문까지 달아요.
얼마나 시원할지도 궁금하거든요.
여름에 김치움이 뭘 넣어 놓으면 정말 시원하거든요.
근데 저희가 보통 우리가 냉장도 온도 맞출 때 냉장 칸이 보통 2도, 3도 이렇잖아요.
김치움이 아무리 시원하다고 해도 그렇게 맞추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음식을 보관합니까?
지금 시장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얼음 장사가 엄청 많이 나오거든요.
저희도 이제 고기를 집에서 고기를 쓸 일이 있는데 냉장고가 없잖아요.
절이면 안 되는 거예요.
그냥 생채 고기를 써야 되는데 보관 날짜가 좀 있어야 되는 그런 상황이게 되면
그걸 비닐에다 꽁꽁 싸가지고 대야에다가 얼음을 넣어서
그렇게 보관을 하면 며칠을 잘 보관 될 수도 있는 거죠.
정말 얼음까지 동원해서 이 김치움에 보관을 하는군요.
김치움이 집집마다 있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집집마다 다 있어요. 그러니까 일단 땅 집에서 다 살잖아요.
땅 집이라는 게 주택
주택에서 살기 때문에 주택에 있는 집은 당연히 자기 텃밭에 그걸 파고
아파트 같은 경우도 아파트 전체적인 주민 호호 별로 밑에 창고를 지어주는데 그 창고 바닥을 다 파거든요.
북한 주민들이 냉장고 없이 여름을 보내는 슬기로운 방법 첫 번째 김치움 이었습니다.
이건 남북한이 크게 다르지가 않네요.
우리도 예전에 여름이면 계곡이나 시원한 물 흐르는 데 음식을 놔두곤 했었잖아요.
네. 여름이면 계곡에 놀러가고 또 그 계곡에 수박 딱 띄워 놓고 말이죠.
바로 이런 풍경이었죠.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이렇게 먹는 수박 맛 정말 꿀맛인데 이 화면 보니까 두 분 어떠세요?
사실 북한이 딱 저래요. 그러니까 저희도 여름에 오이를 따잖아요.
오이나 참외라든가 토마토 같은 거 따게 되면 그냥 있으면 엄청 맛도 없고 진짜 지옥맛이죠.
그걸 먹으면..그런데 그걸 한 대야 따서 비닐 주머니 안에 넣어서
저희 계곡 같은 데는 물이 1분을 넣고 있을 수가 없어요. 너무 손 시려서.
거기다가 한 5분만 잠수 시켰다가 꺼내면 어우 정말 시원합니다.
근데 혹시나 여름에 계곡에 갈 수 없거나.
계곡이 너무 멀거나 이런 분들의 경우 여름 나기를 어떻게 하나요?
안 가죠. 안 가고 그냥 집 주변에서 우물 파고 거기서 삽니다.
제가 살던 평안도 지역에서는 거의 집집마다 우물을 다 팠어요.
보통 한 10미터 정도 파면 물이 나옵니다. 제가 20미터까지 판 거 봤거든요.
제가 우물 잘 파요. 우물 파는 기술이 있는데..
거기다 우물 같은데다 줄을 연결해서 음식도 보관하고 그렇게 이제 이용을 합니다.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을 보관하고 있네요.
여름에 음식 보관하는 방법도 그렇지만 여름에는 또 반찬거리가 고민이잖아요.
입맛이 별로 없을 때. 북한 주민들은 여름에 특히 뭐해 먹습니까?
계곡에다 오이 담갔던 거 찬 거 있잖아요.
그게 정 시원하지 않다 이걸 느끼면 바로 시장에 가서 얼음을 사와요.
조각 얼음을 가져다가 얼음 몇 덩어리 해가지고 고추장 풀어서 양념하게 되면
진짜 오이냉국은 제가 여름에 정말 많이 먹는 거 같아요.
역시 여름엔 오이냉국이죠. 저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근데 혹시 특별히 여름에 먹는 음식이나 아니면 다른 채소 이런 게 있나요?
이때 쯤이면 산에서 자라는 산갓이라는 게 작은 산갓 말고 자연적으로 자라는 갓이 있어요.
근데 산에서 자라는 갓은 자체의 매운 맛을 가지고 있거든요.
양념을 해서 갓김치를 먹는 게 아니라 염장처럼 소금에다가만 절여 가지고 찬물을 부어서 이제 적셔 먹으면
북한말로 ‘쩡하다’. ‘뻥 뚫리게 시원하다’라는 얘기를 북한에서는 쩡하다고 해요.
그렇군요. 우리나라 이 남한에서도 산갓 물김치를 해먹는데가 좀 있다고 들었는데
산갓 물김치는 저거에요.
저 색깔이 저게 갓에서 우러나오는 색깔이에요. 갓에 가시가 있어요.
근데 가시가 굵을수록 매콤한 독성이라든가 이런 게 있다고 들었어요. 정말 맛있어요.
군침이 도네요. 조충희씨 고향에서는 여름에 어떤 반찬 해서 드시나요?
평안도 지역은 서울하고 기온이 비슷하거든요.
여름이면 5월쯤 되면 산에 참나물이 많이 돋아나거든요.
근데 참나물 김치 담그면 약간 보랏빛이라 그런 빛이 도는 김치 담가놓고 되게 맛있게 먹었던 생각
그게 국수 강냉이 국수 말아서 그거 시원하게 마시던 생각납니다.
말씀을 듣다 보니까 냉장고 없이 어떻게 살까 생각을 했었는데
주변에 나는 산나물이나 채소 같은 거 바로바로 반찬으로 해먹으면
냉장고 필요성을 못 느낄 거 같기도 합니다.
냉장고 없는 속에서 우리가 이 음식을 어떻게 조절을 해서 먹어야 되는지
굳이 이제 많은 음식을 만들었을 때 보관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런 것도 자연 속에서 다 터득하는 거 같아요.
북한 주민들도 환경에 맞춰서 슬기롭게 여름을 나는구나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북한 주민들의 슬기로운 여름나기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시고요. 오늘 도움 말씀주신 두 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