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김치
사찰에서 재료의 참맛을 살려 담그는 김치. 전국적으로 약 50종이 알려져 있으며 자극적인 양념을 쓰지 않아 간단하고 소박한 재료로 자연의 풍미가 살아있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경지를 이루었다.
최근에는 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채소 본래의 향미를 느낄 수 있는 사찰식 김치가 건강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에게도 부각되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사찰식 김치는, 성인병 예방 뿐만 아니라 최근 세계적으로도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김치가 채식주의자 뿐만 아니라 마늘의 자극적인 맛과 향을 싫어하는 외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되어 그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찰에서는 일반가정과는 달리, 김치를 담글 때 파, 마늘, 젓갈은 일절 쓰지 않고 생강과 소금을 기본으로 한 깔끔한 맛의 김치를 만들어 왔다. 파, 마늘, 젓갈을 쓰지 않는 이유는, 사찰에서는 ‘오신채(五辛菜)’라 하여 불교에서 금지하는 다섯 가지 음식물이 있어 김치를 담글 때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 오신채[五辛菜] : 불교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음식물.
‘오신채(五辛菜)’는 마늘과 파·부추·달래·흥거의 다섯 가지로, 대부분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율장(律藏)에 따르면, 이러한 음식을 공양하면 입 주위에 귀신이 달라붙는다고 한다.
대승불교가 흥기한 시기에는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모든 중생이 삼매를 닦을 때에는 마땅히 세간의 다섯가지 매운 채소를 끊어야 하니, 이 다섯가지 채소는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일어나게 되고 날 것으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이 더하기 때문이라고 능엄경에서 설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젓갈은 주로 생선·어패류·육류 등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살생을 금하는 불교에서는 금지시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