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전망 2001

요 약
1. 국제 농업여건 변화 동향과 전망
■19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 이념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급격히 넓혀왔다. 세계 각국의 농정은 자유주의 이념의 영향을 받으면서 시장주의, 개방주의 농정으로 전환되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농가소득문제와 지역문제는 직접지불제도 등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농정의 기본적 패러다임이 되었다. 이러한 전환이 UR 협정과 WTO 출범이라는 국제교역질서의 변혁으로 나타났다.
■UR 타결 후 대부분의 국가는 관세화 및 관세율 인하, 국내보조금과 수출보조금 감축 약속을 이행하면서 소득안정 지원, 보험, 직접지불 등 국내허용보조를 대폭 확대하여 무역자유화에서 파생되는 문제에 대응하는 농정개혁을 착실히 수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시에 WTO분쟁해결기구(DSB)에 종전보다 6배나 많은 분쟁건수가 제소되어 자유무역을 왜곡하는 각국의 조치들이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개도국과 환경단체 등 NGO가 자유주의에 반발하여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농업의 다면적 기능에 대한 수입국들의 주장이 호응을 얻어 가는 추세이므로 WTO의 새로운 농산물 협상은 이러한 다양한 주장을 부분적으로 수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UR 협정은 일단 모든 회원국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관세화, 국내보조 감축, 수출보조금 감축이라는 원칙만을 확립하고 구체적 내용은 각국이 신축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WTO 협상은 이 같은 폭넓은 신축성을 규제하여 [광범위한 자유화에 이르는 포괄적 시장접근]과 [상당 수준의 국내보조금 감축]을 실현한다는 데에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이므로 농산물시장 개방 속도는 가속될 것이다. WTO 차기협상은 2001년 11월로 예정된 WTO 4차 각료회의를 계기로 시작되고, 2000년부터 시작된 새로운 농산물 협상은 2004년경까지는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WTO 체제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등 지역내 무역협정을 통해 무역을 자유화하려는 움직임이 1990년대 들어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 지역내 자유무역협정은 WTO 체제보다 자유화 효과가 훨씬 크므로 무역자유화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한국과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인데, 그간의 협상을 통해 농산물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대체적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이다. 2001년 3월에 예정된 5차 협상에서 우리 나라가 제출 예정인 농산물 관세인하에 관한 제안서의 내용에 따라 타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농산물분야는 양국간 관세구조가 근본적으로 차이가 크고 국내농업 여건상 농산물관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타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WTO의 거의 모든 회원국들과의 양자협상을 마친 상태이므로 조만간 WTO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WTO 가입이 우리 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첫째 WTO 협상 구도에 미치는 영향, 둘째 세계 농산물시장에 미치는 영향, 셋째 우리 나라와의 교역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포함한다.
■중국은,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과 국내농업 보호라는 큰 틀에서는 수입국 입장에 설 것이다. 그러나 예외 없는 관세화를 수용할 뿐만 아니라 2004년까지 단기간에 농산물 평균관세율을 31.5%에서 14.5%로 감축하고 시장접근물량을 대폭 늘리며 수출보조금을 철폐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개방주의 정책을 수용하였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 쌀의 관세화, 마늘, 고추, 참깨 등 고율 관세 품목의 관세인하, 보호주의적 관세운용 철폐, MMA 물량의 완전한 이행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소맥, 옥수수, 대두 등 전통적인 농산물의 생산은 감소하는 대신 쌀과 채소, 과일 등의 생산이 늘어나 이러한 품목에 대한 수입개방 압력이 거세어질 것이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국제시장에서 소맥, 옥수수 수요가 각각 5%, 10%정도씩 늘어날 것이므로 국제가격이 상당 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그만큼 국내 사료가격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까지 농산물 수요가 증가하고 생산은 감소하여 농산물 수입이 빠르게 증가한 결과, 쌀 이외의 곡물은 물론 채소, 과일도 각각 16%, 51%를 수입품에 의존하고 화훼류도 상당량 수입하여 우리 나라의 가장 중요한 농산물 수출시장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농산물 소비가 감소추세로 반전되고 화훼류를 포함한 농산물 수입도 정체 혹은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으로의 농산물 수출은 기존 수입수요를 둘러싼 시장점유율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가격, 품질, 신용 등 포괄적인 경쟁력이 확보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나라는 시설채소, 화훼 등을 고급화하여 미국과 네덜란드와 시장점유율 경쟁을 하면서 최근 수년간 수출을 대폭 늘려왔으므로 중국 농산물이 대량 수입되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나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갈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
■시장개방이 확대될수록 수입농산물 가격이 국내농산물 가격 상승의 한계가 되는 [가격의 천정(天井)]현상이 더욱 분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양파는 kg당 510원, 마늘은 kg당 1,900원, 고추는 근당 5,000원 수준이 국내 가격의 천정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돼지고기는 500g당 1,800원, 쇠고기는 kg당 8,500원, 닭고기는 kg당 1,500원 수준이 되면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나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배추는 5톤 트럭당 500만원이 넘으면 중국산 배추의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과, 배, 감귤 등 과일은 검역상 이유로 수입이 금지되어 있으나, 수입이 개방되면 미국, 중국 등에서 수입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수출을 신청한 국가는 미국, 뉴질랜드 정도이고 수입허가절차에 3∼10년이 걸리므로 당분간 수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제 쌀 가격은 2010년에 미국산 중립종이 톤당 5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장립종도 톤당 5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산 중립종은 현재 미국산보다 235달러나 낮아 앞으로 강력한 수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1999년에 쌀을 관세화하였으나 관세 수준이 높아 2007년경까지는 중국산 쌀도 수입되기 어렵고, 미국산 중립종은 2017년경까지도 수입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일본의 관세화가 국제 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한 교류가 본격화되면 북한산 농산물 반입이 우리 나라 농산물 수급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당분간 식량원조 등 대북 지원 요구가 계속되어 우리 나라 식량수급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2. 거시경제 변수와 농업생산여건 변화 전망
■2000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어 2001년 상반기까지 소비지출이 위축되고 농산물 수요여건은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소비심리가 금년 5∼6월경을 최저점으로 되살아나 하반기부터 농산물 수요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고, 국제유가, 환율 등도 비교적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1년 농업투입재 가격은 전년대비 2.5% 정도 하락하고, 2011년까지 연평균 3%내외 하락하여 경영비 상승을 억제할 것이다. 사료가격은 2001년에 소폭 상승하나 그 이후에는 연평균 2∼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가격은 2001년에도 전년대비 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2011년까지 연평균 1∼2%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농지임대차료도 2001년에 전년대비 6.6% 하락하고 그 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임차에 의한 규모확대가 용이해질 것이다.
3. 농산물 수급변화 전망
(쌀)
■쌀은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1995년 이후 실질가격이 연평균 4% 상승하여 재배면적이 1996년 105만ha에서 2000년에는 107만2천ha로 늘어났고, 1인당 소비량은 감소속도가 빨라져 1995년 111kg에서 2000년에는 97.7kg으로 감소하였다.
■그 결과 재고량이 2001년에는 130만 톤을 넘어서 재고율이 25%를 상회할 전망이고, 실질가격은 전년대비 2.2%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어(명목가격으로는 0.1% 상승) 쌀 재고문제가 어렵게 될 것이다. 10a당 실질소득도 1995 ∼2000년 사이에는 연평균 4.7% 증가하였으나 2001년에는 전년보다 2.3% 감소하여 쌀 농업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갈 전망이다.
■우리 나라가, 일본이 1999년에 쌀을 관세화하면서 적용하였던 국제가격을 적용하여 2005년부터 쌀을 관세화한다고 가정하면, 2011년에는 쌀 실질가격이 현재보다 30% 하락하고 재배면적은 82만ha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MMA를 8%정도로 늘리는데 합의한다면 쌀 가격은 현재보다 14% 정도 하락하는데 머물고 재배면적은 86만ha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쌀 시장의 개방은 생산보다도 쌀 가격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농가경제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채 소)
■봄무·배추 수요는 1990년대 중반까지 증가하였으나, 그 이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가을무·배추 수요는 1980년대부터 감소하였다. 한편 고랭지배추와 월동배추는 수요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어 월동·고랭지배추 산지가 무·배추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추 수요는 포화 상태에 이르러 1인당 소비가 조금씩 감소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단수는 현재의 260kg수준에서 2011년에는 327kg까지 늘어나 재배면적은 6만ha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현재 근당 3,800원이나 되는 관세의 인하와 시장접근물량의 완전한 이행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늘 수요는 소폭이나마 늘어날 전망이나, 재배 품종이 단수가 많은 난지형으로 통합되는 추세에서 재배면적은 현재의 4만ha 수준에서 2011년에는 3만6천ha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늘 역시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kg당 1,880원이나 되는 관세의 인하와 시장접근물량의 완전한 이행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파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재배면적도 현재의 1만8천ha 수준에서 2011년에는 2만ha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산 양파가 국내시장에서 각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채류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시설재배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여 노지재배 중심에서 시설재배 중심으로 바뀌면서 수확시기가 한 달 이상 앞당겨져 소비기간이 길어진데다 품질이 향상되어 수요가 대폭 늘어났다. 따라서 과채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생산이 증가하는 가운데 가격도 상승하여 농가소득을 증대시킨 중요한 원천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부터 거의 모든 과채류의 수요가 정체 내지 감소하기 시작하여 생산이 감소하여도 가격이 하락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배, 포도, 감귤 등 과실류의 재배면적도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과일류 시장에서 가격과 품질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 수)
■1980년대 중반부터 배, 포도, 감귤 등 과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재배면적도 대폭 증가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포도, 감귤은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배는 수요가 증가하지만 증가 속도가 현저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는 1980년대 말부터 수요가 감소하여 재배면적이 1993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계절별로 보면 추석에 출하 가능한 조생종 배, 중생종 사과 면적이 적어 추석용 과일 공급은 아직도 부족한 상태이다.
■배는 앞으로 재배면적은 거의 증가하지 않지만 성목 면적은 2004년까지 계속 늘어나고 생산량도 2004년까지는 연평균 6∼10% 증가한 후 안정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감귤은 2001년부터 재배면적이 감소하기 시작하지만 성목 면적은 2004년까지 늘어나고 생산량은 2011년까지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는 재배면적이 2011년까지 3천ha 이상 감소하지만 단수증가로 생산량은 2004년 이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축 산)
■한우는 시장개방에 대한 불안감, 특히 송아지 수입에 대한 불안감으로 암소 도축률이 1999년 초 사상 최고 수준인 40%까지 상승한 후 감소하지 않고 있고, 출산율도 65%수준까지 떨어져 사육두수가 1999년에 43만두, 2000년에 36만두나 감소하였다. 현재 사육기반이 지나치게 축소된 상태이므로, 한우 쇠고기 공급량이 계속 감소하고 한우가격은 수년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이 개방되어도 송아지가 수입될 가능성이 적고 쇠고기 수입에도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면, 2001년부터 사육 심리가 살아나고 큰암소 두수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7년까지 사육두수는 증가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으로 사육두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2007년경 이후 가격이 급락하는 파동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낙농은 음용유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연평균 0.5∼0.9%의 안정성장이 지속되고, 산란계도 계란 수요가 꾸준히 늘어 안정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양돈은 구제역 발생으로 수출이 중단되었으나 수입이 감소하여, 수출중단으로 인한 국내공급량 증가 효과는 2%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부위별 수급불균형으로 가격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앞으로 돼지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국제가격 변화에 따라 2004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며, 2011년까지 생산과 수입 동시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환경문제가 중요한 제약 요인이 될 것이다.
■육계는 미국, 태국, 중국이 우리 나라 시장에서 각축하면서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고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생산은 정체 상태에 머물 전망이다.
4. 농가경제전망과 정책과제
■1990년대 농업성장을 주도한 과실, 과채류, 양념채소류 등의 수요가 감소하여 생산이 정체되거나 줄어들고, 쌀 등 곡물생산이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보여 2004년까지 농업성장률은 -0.8%로 떨어지고 저성장 시대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벤쳐농업, 환경농업, 전자상거래, BT기술 등을 적극 활용하여 농산물을 고급화, 브랜드화한다면 국내외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시장개방이 확대되어 농산물가격은 앞으로도 연평균 1∼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농산물 가격도 하락하여 농업총소득은 연평균 2.5% 감소할 전망이나, 적체되어 있는 고령농가 중심으로 이탈농이 늘어나면 호당 소득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농가인구가 이미 3인에 불과하고, 그나마 중고령 인구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농외취업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농외소득이 크게 증가하기는 힘들지만 임금상승 등에 힘입어 연평균 2%내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농업·농촌지역의 자연적, 사회 문화적 특징을 살려 농촌지역에 대한 수요를 계발한다면 농업외 소득기회가 꾸준히 확대될 수 있다.
■앞으로 농업문제는 곧 농가소득 문제가 될 것이다. 농가소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농산물 수요창출을 통한 생산증대, IT와 BT기술을 활용한 획기적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정책과제가 될 것이다.
■시장개방에 따른 농산물가격 하락의 영향을 흡수할 수 있는 각종 경영안정제도, 농산물재해보상제도, 광범위한 직접지불제도 등의 도입 이 앞으로 중요한 정책과제로 추진될 것이다.
■아울러 안정된 농업경영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채과다 농가, 고령농가, 영세농가가 원활히 이탈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감한 농업구조 조정정책이 시급한 정책과제가 될 전망이다.

출처 : 한국농촌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