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영양표시 의무화, 국내 김치산업 걸림돌 될 것”

농민신문입력 2020-07-24

김치 영양표시 의무화 추진에 업계 반발
발효과정서 영양성분 변해 수치로 일반화하기 어려워
“현실성 없는 지나친 규제”
산업 타격 땐 농민도 피해

김치업계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김치 영양표시 의무화 추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영양표시 대상 식품을 현재 17개에서 29개를 추가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각계로부터 의견제출을 받은 상태다.

추가 영양표시 대상 식품에는 김치류와 절임류 등이 포함됐다. 식약처 안대로 법이 개정되면 식품업체들이 김치와 절임배추에 포함된 나트륨·당류·단백질 등 영양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한 뒤 판매에 나서야 한다.

다만 법 적용시기는 해당 식품업체의 매출액에 따라 차별화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120억원 이상의 업체는 2021년부터, 120억원 미만은 2024년부터, 50억원 미만은 2026년부터 적용하겠다는 게 식약처의 계획이다.

김치업계는 “발효식품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은 지나친 규제”라며 김치 영양표시 의무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김치협회와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입법예고 기간 반대의견을 식약처에 제출한 데 이어, 조만간 각 김치업체의 반대서명을 모아 식약처에 추가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김치 재료의 산지가 변경될 때마다 성분 분석과 포장재 교체를 해야 한다면 중소 김치업체가 비용 부담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치와 절임배추는 재료의 산지와 계절에 따라 영양성분이 차이가 나고, 발효과정에서도 영양성분 함량이 바뀌어 균일화된 수치로 표기할 수 없다”며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같은 업체에서 생산한 김치라도 영양성분 함량이 다를 수밖에 없어 전통 된장·간장처럼 영양표시가 힘든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장류 중에서도 한식메주·한식된장·한식간장 등은 영양표시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전문가들도 김치 영양표시 의무화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최홍식 부산대학교 명예교수는 “김치는 원재료가 수십가지에 이르는 데다 발효과정에서 영양성분 함량이 바뀌는 특성을 지녔다”며 “영양표시를 의무화해도 신뢰성이 떨어져 제도의 취지와 다르게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도 “수입 김치로 타격을 받고 있는 국내 김치산업에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소비처 단절로 김치 원료 생산자인 농민에게도 소득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