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집 중 세 집 ‘김치 담글 줄 몰라’…中 김치 수입 증가

이데일리입력 2017-11-17

“연말에 일도 많고 혼자 사는데 많은 양의 김치도 필요하지 않아 김치를 담그지 않아요. 요즘은 중국산 김치도 예전보다 맛이 좋아져서 오히려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저렴할 때가 있어요.”

서울 강동구에 사는 조유진(34) 씨는 얼마 전 인터넷으로 중국산 김치를 샀다. 가격은 10kg에 약 8000원. 김장에 사용하는 절임배추 가격만 10kg에 1만2000원 내외인 것을 생각하면 김치를 담가 먹는 것보다도 훨씬 싸다.

한국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김치를 담그는 김장철이 찾아왔다. 문화재청은 15일 ‘김치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2013년 유네스코가 ‘김장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하지만 예전만큼 동네 사람들이 모여 한가득 배추를 쌓아 놓고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세계김치연구소가 10월 발표한 ‘김치산업동향’에 따르면 국내 가구 중 42.7%가 김치를 담글 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김치를 사 먹는 비중은 30.2%로 10가구 중 3가구는 김치를 사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갓집’으로 유명한 김치 전문기업 대상에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주부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김장 계획’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가 ‘올해 김장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김치를 직접 담그는 문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중국에서 수입하는 김치의 양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김치 수출입 및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김치 수입액은 2012년 1억1084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2149만달러로 9.6% 증가했다. 수입된 김치는 모두 중국에서 생산한 것이다.

중국산 김치는 90% 이상 식당·학교·기업 등에서 소비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식당에서 사용하는 김치의 60%는 중국산 김치다. 장기화 된 불경기에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1인가구를 중심으로 중국산 김치를 구입이 조금씩이나마 증가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를 수입·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고정관념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안전성에 있다. 중국산 김치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적용받지 않아 위생 안전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김치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김치에서 방부제, 인공감미료, 세균 등이 검출되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수입 김치에 대한 위생 안전성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